서울여행... (4/4)

4. 여행두째날 / 창덕궁, 인체의 신비 특별전

게스트하우스에 무료로 제공하는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한 뒤 창덕궁에 찾아갔습니다.  서울의 많은 궁궐중에 아이들과 함께 가는 첫여행에서 창덕궁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며 설명을 해준다는 점 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문화재의 설명이 참 어렵다고 느낀 때가 많습니다.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 어른들도 잘 알수 없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다면 아무래도 접근이 쉬워지니까요. 또 한가지 이유는 창덕궁 후원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정원으로 세계 어느곳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을 후원을 아이들과 함게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우리가 창덕궁 입장을 위해 도착했을 때 막 한국인 입장이 끝난 뒤었습니다. 창덕궁은 자유입장이 되지않고 설명 언어별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어 우리는 다음 입장까지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앞쪽에 마련된 투호체험장에서 현석이와 다솜이는 투호를 즐기며 놀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창덕궁 입장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전문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창덕궁을 돌아보았습니다. 창덕궁 중에서 가장 인상에 깊은곳은 인정문을 지나 인정전을 향하는 길입니다. 새삼 건물이 정겹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금님만 다녔다는 어도를 걷는 기분도 특별 했습니다.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국가공식행사에 사용되었던 인정전,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던 선정전, 침전인 회정당, 왕비가 거처하던 대조전, 후궁의 처소였던 낙선재를 돌아보고 후원으로 갔습니다.  조그만 동산을 넘어 찾아간 후원은 본래의 자연모습을 훼손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만 사람을 손을 댄 아름다운 정원 입니다. 수련이 연못을 꽉 채우고 있는 부용지,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이 있었던 주합루 그리고 과거시험을 보았던 영화당 등을 둘러보고 부용지에서는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 시간에는 아이들과 음료수도 마시고, 가족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휴식시간을 끝내고 사대부 가옥 형태로 궁궐 안에 지어진 연경당에 들렸습니다. 연경당은 99칸의 규모인데, 1칸은 1자(30cm)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곳을 둘러보고 동산을 넘으면 출발했던 지점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창덕궁을 한바퀴 돌아 나온 셈이었습니다.

다음의 찾아간 곳은 국립서울과학관입니다. 창덕궁에서 과학관까지는 궐의 담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길이고, 그리 멀지 않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가루수의 그늘이 시원하여 걷기에 적당하였는데 전날 걸은 거리가 꽤 많았고, 창덕궁에서도 긴 길을 걸었던 아이들은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쉬엄쉬엄 걸어 과학관 특별전시관에 도착하여 "인체의 신비" 특별전을 관람하였습니다. 전시회는 독일 군터 본 하겐스 박사에 의해 개발된 "플라스티네이션"이라는 기법으로 인체를 모형화 한 것이었는데 1996년부터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의 주요 도시에서 순회전시하면서 매년 100만명 이상 관람한 국제적인 전시회랍니다.

전시회에는 인체에 대한 상세한 관찰이 가능하여 아이들의 학습적인 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전시회를 보며 어른들의 경우 실제 인체라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실제 인체의 모형이라는 사실에도 별 부담을 갖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우리가족의 서울여행은 "인체의 신비전" 관람을 끝으로 여행일정을 모두 마무리 지은 후 세종문화회관으로 이동하여 국민카드사가 주최한 제1회 청소년 사이버 문학상 시상식에 참여한 후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왔습니다.

<에필로그>

서울은 아름답다...

한때 우리는 한강을 아름답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한강에는 문화가 없다고, 한강에는 낭만이 없다고 비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 한국을 다녀간 많은 외신기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한강을 꼽았습니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여행기에 서울의 많은 기억들이 유쾌하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외국인은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움 때문에 한국을 다시 찾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거대한 서울, 가끔은 그 거대함이 괴물처럼 느껴지지만 서울 곳곳에는 세상사람을 놀라게 하는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흔하게 보아온 그곳에 그 아름다움이 환한 꽃으로 피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