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행... (3/4)

3. 여행첫날 / 아쿠아리움, 남산, 한강(2)

서울타워에서 내려와 백범광장으로 향했습니다. 계단을 걸어 남산을 내려오며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가끔 서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느낀 멋과는 또 다른 멋이 느껴집니다. 너무 큰 거대함이라 가끔은 괴물같이 느껴진 "서울"의 거부감이 조금 희석되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포근함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범광장에서 우리가족이 찾아간 곳은 맨발공원입니다. 맨발공원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자료를 찾으면서 물길로도 걸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일정에 포함시킨 곳입니다.

맨발공원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산책길은 발바닥 지압을 위해 둥근돌로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었는데, 어느부분은 시멘트에 고정된 형태로 되어있었고, 다른부분에는 몽돌밭 해수욕장 처럼 자갈을 깔아만 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사용한 돌의 색깔도 검은 것 흰것등 다양하여 산책을 하며 느끼는 시각적 효과도 좋았습니다.

그 길이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운동삼아 산책하기에 적당한 길이었습니다. 우리도 맨발로 그곳을 산책하였습니다. 물로 걸을 수 있는 길에 물이 차 있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둥근 돌로 만들어 놓은 길을 걸으며 아파하면서도 재미있어 했습니다. 맨발공원에서 나와서는 백범동상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이들과 백범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숭례문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을 보고는 남대문 시장에 들렀다가 한강으로 가기위해 시청앞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던중 삼성본관 옆쪽의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멈추었습니다. 바닥에서 나오는 분수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분수의 높이가 변할때마다 아이들이 분수의 통로를 뛰어가기도 하였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처음에는 분수 안쪽을 가로지르지 못하고 맨 끝쪽 분수에서 구경만 하더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물줄기가 줄어든 분수 안쪽을 가로지르기도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미 옷을 훔뻑 버린 아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분수에서 놀고 난 뒤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여의나루에서 내린 뒤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한강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여유있게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한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는 미리 계획한대로 오후 7시의 배편의 이용했습니다. 7시에 라이브 공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에서는 전망을 보기 좋은 2층 선실 밖의 통로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간이 되어 출항한 유람선은 막 해가 지는 한강의 아름다움속을 꽤 빠른 속도로 가로 질러 갔습니다. 한동안 올라가던 유람선은 배머리를 돌려 하류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양화나루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지인 여의나루쪽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출발하면서 조금씩 어두워졌던 하늘은 양화나루에서 여의나루로 돌아올때부터는 아주 까만 밤이 되었습니다.

빌딩에서 흘러나온 많은 불빛들이 한강을 가로질러 우리를 반깁니다. 출렁거리는 한강의 물결에 함께 춤을 추며 움직이는 모양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배가 출발하고 잠시후부터 라이브 공연이 1층에서 시작되었지만,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느라 그곳에 갈 수 없었습니다. 한강의 야경에 푹 빠진탓에 라이브 공연의 노래소리는 간간히 들려오는 노래를 듣는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유람선에서 내려 물결의 출렁거림이 잘 보이는 계단에 자리를 잡고 남대문 시장에서 산 족발을 맛있게 먹은 뒤 숙소인 인사동 부근의 게스트 하우스에 찾아갔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투윈룸을 쓰고 싶었지만 객실의 여유가 없어 따로 침대를 쓰는 도미토리에서 묵었습니다. 2층 침대가 두개 놓여있어 현석이와 아빠는 이층에, 엄마와 다솜이는 일층에서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