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난드르마을 체험...(2/3)

논짓물축제와 감물염색...

예래동의 논짓물 축제장은 이색적 이었다. 민물인 용천수가 흘러나와 바닷물과 만나는 곳에 담을 둘러 수영장으로 만들었다. 주변의 경치가 원래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우리가 축제장을 찾았을 때는 파도가 거세 가끔씩 집채만 한 파도로 몰려들어 더 멋진 모습이었다. 축제장에서는 막 넙치잡기 체험이 시작되고 있었다. 체험이 시작되고, 금세 즐거운 함성이 울렸다.

넙치를 잡은 사람들의 환호였다. 잡은 고기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보였다. 30분쯤 지나 넙치잡이는 끝이 났다. 넙치잡이 체험장은 다시 수영장이 되었다. 넙치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 주변을 서성이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넙치를 찾고 있었다. 해변 축제에서 넙치 잡이 체험을 보고, 논짓물에 수영을 즐긴 뒤 난드르마을로 돌아왔다.

난드르마을에서는 우선 천연 염색 체험을 하기로 했다. 체험장은 마을의 포구가 보이는 곳이었다. 포구에는 너댓척의 배들이 파도에 발이 묶인 채 쉬고 있었다. 높은 방파제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높은 파도가 몰려 올 때는 배들이 드나드는 작은 틈으로도 많은 물들이 몰려들곤 했다.

천염염색의 재료는 감물이었다. 설익은 풋 감의 즙을 염색 재료로 사용한단다. 사실, 감물염색은 제주의 체험중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여름철에 제주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제주 사람들이 붉은 색 면 옷을 즐겨 입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 옷이 바로 감물 염색의 갈옷이다.

통풍이 잘돼 여름철 밭일과 고기잡이 등에 주로 입던 옷인데, 지금은 평상복이나 모자 핸드백 등 생활 소품의 소재로도 많이 이용한다.  갈옷은 감물을 들인 뒤 빨간색을 띠고 빳빳하지만 자주 입을수록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며 부드러워진단다. 갈옷은 비를 맞아도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 냄새가 나지 않아 제주 기후에 딱 맞는 옷이라고도 했다.

감물 염색을 마치고, 숙소 배정을 받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한 뒤 소라 양초 만들기 체험이 있었다. 소라껍질에 심지를 넣고, 파라핀을 녹여 넣어 양초를 만들었다. 소라 양초에 불을 붙여 어둠을 밝히면 제주의 밤 바다 냄새가 날 것 같았다. 소라 양초 만들기를 끝으로 첫날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민박집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